‘일대일 마케팅’의 창시자인 미국 듀크대 마사 로저스교수는 10월 한국에서 가진 특별 강연에서 “기업들은 획일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통적인 마케팅에서 탈피해야 살아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객이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고객별로 ‘맞춤 상품’을 제공해야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 이를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 관리하고 고객과 꾸준히 접촉해야 한다는 게 ‘일대일 마케팅’의 요지.
로저스교수는 ‘일대일 마케팅’을 가장 잘 활용하는 기업으로 델컴퓨터를 꼽았다.
델의 ‘일대일 마케팅’의 핵심은 업계 최초로 도입한 주문제작 시스템.
고객이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면 원하는 사양대로 컴퓨터를 제작해 일주일 내로 집으로 배달한다.
이 방식은 노트북에서부터 워크스테이션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에 적용된다. 매일 전화로 접촉하는 고객은 20여만명, 42개국 언어로 서비스되는 델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은 매주 2백만명에 이른다.
델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손수 만든 것과 같은 제품을 구입하게 되므로 당연히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주문제작 시스템의 도입은 설립자인 마이클 델 사장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84년 학생 시절 그는 PC를 갖고 싶었지만 수중에 있던 1백달러로 살 수 있는 제품이 없었다. 결국 부품을 따로 따로 구입해 1백달러짜리 PC를 만든 그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신만이 원하는 제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회사를 차리고 주문제작 시스템을 채택한 것.
이 시스템은 ‘무점포 경영’과 ‘무재고 경영’을 가능하게 했다. 자연히 가격도 경쟁업체에 비해 10%이상 낮출 수 있었다.
‘일대일 마케팅’은 판매뿐만 아니라 애프터서비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 가운데 하나가 ‘익일 출장 서비스’.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 애프터서비스를 의뢰해오면 24시간내 기술자를 파견해 해결해준다는 원칙이다. 올해초 거제도에 출장을 가있던 고객이 노트북 수리를 요청해 왔을 때도 다음날 직원을 파견해 서비스를 실시해줬을 정도.
‘일대일 마케팅’을 배경으로 델은 설립 13년만인 올해 각종 기록을 갈아치웠다.
테크놀러지 비즈니스 리서치(RB)가 실시한 2·4분기(4∼6월) 소비자 만족도 조사에서 IBM을 제치고 2위에 올랐고 11월에는 1일 판매고 1천만달러를 돌파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