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東京)도는 23일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남편이 아내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의 조례를 만들어 2000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도쿄도는 또 학교 직장 지역사회에서 성희롱을 금지하는 내용도 이 조례에 포함시킬 방침이다.
도쿄도는 이같은 내용의 ‘남녀평등 참여사회 기본조례’(가칭)를 마련키로 하고 도지사 자문기관인 ‘남녀평등 추진협의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도쿄도가 이같은 조례를 제정키로 한 직접적인 계기는 올 여름 도민 4천5백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였다. 놀랍게도 조사대상 여성 3명 중 1명이 “남편이나 애인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으며 “혼자 울면서 잠든다”는 답변도 상당히 많았다.
피해여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보호대책과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고 시민단체가 폭력규제대책을 촉구했다. 심각성을 느낀 도쿄도정부는 조례를 만들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녀고용기회균등법에 규정돼 있는 직장내 성희롱 방지의 정신을 학교 가정 지역사회에 확산하기 위해 성희롱 금지내용도 조례에 넣기로 했다.
관련 조례는 도민 및 각계 인사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 시안을 만든 뒤 공청회 등을 거쳐 내년 7월경 확정될 예정이다.
특히 도쿄도는 고용평등과 성희롱 금지 및 성희롱자에 대해 형사처벌하려는 한국정부의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가칭) 제정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