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상자’ TV에 내 영혼을 오염시킬 수 없다.”
독일국민 중 TV를 전혀 보지 않는 사람이 무려 1백만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부 학자들은 “TV 시청거부가 미래의 라이프스타일로 정착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 최신호에 따르면 14세 이상의 독일인 중 1백만∼1백50만명이 TV를 아예 보지 않고 있다.
이 잡지는 뮌스터대 페터 지킹박사의 논문을 인용해 “TV시청거부는 점차 ‘하나의 경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커뮤니케이션학자인 지킹박사는 “TV를 시청하지 않는 사람들은 세상과 등진 ‘별종’이 아니라 미래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그룹”이라고 평가하고 “조사과정에서 이같은 추세가 확산될 것임을 믿게 됐다”고 밝혔다.
TV시청을 거부하는 사람들 중에는 고학력자와 환경운동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는 녹색당 지지자가 많았다. 이들은 TV 시청 대신 독서나 교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직접 체험에 대한 욕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TV를 ‘허위의 매체’ ‘내면세계 오염원’ 등으로 보고 있으며 “TV 시청거부는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행위”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었다.
유럽의 시민단체들이 펼치고 있는 ‘가정에서 TV 없애기 운동’에도 점차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어 어쩌면 TV는 산업혁명 후 영국에서 일어났던 기계파괴운동(러다이트운동)의 운명을 맞을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베를린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