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부터 소환장을 받아야 했던 98년 한해 미국에서 가장 호황을 누린 직업은 소환장을 집행하는 민간 집달관.
민간집달관들은 98년 한해가 유례없는 소송건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내년도 올해만 같아라’고 기대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4일자에 집달관의 얘기를 이같이 소개했다.
미국에서는 몇해전 집달업무가 민영화된 뒤부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민간 집달회사가 집달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전국 집달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1천3백개. 이들은 96년 한해동안에 연방법원이 발부한 25만건과 주법원이 민형사사건으로 발부한 8천7백50만건의 소환장을 집행했다.
문서 한 건의 집달료는 50달러. 집달협회는 올해의 송달 건수가 1억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있다.
집달관의 자격은 18세이상의 성인이면 된다. 특별한 면허나 자격증은 필요없다. 하지만 소환장을 피소환인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소환장을 받지 않으면 법정에 출두하지 않아도 되는 점을 감안해 대부분의 피소환인들이 소환장을 접수하기를 꺼려 그들과 술래잡기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소환인들을 속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피자 배달원을 가장하는 것. 소환장은 피자 박스안에 들어있다. 미니스커트를 입은 젊은 아가씨를 집달관으로 보내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
피소환인이 집에서 나오지 않으면 집밖에서 잠복하며 기다린다. 잠복사실이 들켰을 경우에는 집밖에 있는 전기스위치를 꺼 단전한 다음 집밖으로 나오도록 유도하거나 차를 견인해가는 시늉을 해 피소환인이 놀라 뛰쳐나오도록 하는 극단적인 방법도 종종 동원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