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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본회의 출석표」 공개키로

입력 | 1998-12-25 21:10:00


국회활동을 게을리하는 의원들은 앞으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국회 사무처는 본회의 출결상황을 공개하라는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의 지시에 따라 26일부터 국회공보에 출결상황을 공개한다.

26일에는 24일 본회의 출결상황이 공개된다. 이날 본회의에는 재적의원 2백98명중 2백30여명이 출석하고 60여명은 불참했다. 불출석 의원 중 장관 겸직의원과 와병중이거나 해외출장 또는 지역구 행사 등에 참석한 30명은 불참 이유를 설명하는 ‘청가서’를 사전에 국회의장에게 제출했다. 나머지 30여명은 아예 아무 설명없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국회 공보에는 명단뿐만 아니라 불출석 이유도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누가 무단 불출석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번 출결상황 공개는 여론의 압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동안 국회는 전형적인 고비용 저효율구조라는 비판을 받아왔으며 본회의나 상임위에 출석하지 않는 의원들이 늘어나면서 비난여론이 급증해온 게 사실이다.

9일 본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표결할 때 의결정족수인 과반수에 미달해 표결 자체가 무효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17일 본회의에도 과반수에 훨씬 못미치는 1백20여명의 의원이 출석했는데도 30여건의 법안의결을 강행해 무효 시비를 불렀다. 정기국회 폐회일인 18일에도 회의장을 지킨 의원들은 1백여명에 불과해 법안처리가 지연되는 등 파행을 거듭했다.

박의장은 본회의 출석률 저조에 따른 비판여론을 의식, 21일 “시민단체와 언론에서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안 심의도중 의결정족수가 미달돼 회의가 지연될 가능성도 많다”며 출결상황을 공개해 의원들의 출석률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국회는 출결상황 공개와 함께 상습 불출석 의원들에게 의장이 ‘출석요구서’를 보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표결실명제도 실시해 법안에 대한 찬반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의원들의 책임의식을 제고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