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들이 고급요리로 손꼽는 멧새요리가 내년 봄부터 프랑스요리 메뉴에서 사라질 것 같다.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가 멧새 짧은부리기러기 등 멸종위기에 있는 15종의 철새를 보호종으로 지정한데 이어 유럽사법재판소가 내년 봄 이들에 대한 사냥금지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에 70만프랑(약 1억5천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EU는 여러차례 프랑스에 79년 제정된 조류보호지침을 준수하도록 요청했으나 아무 변화가 없자 강경대응을 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이미 일부 프랑스 지방법원들은 압력에 굴복, 지방 자치단체에 대해 내년 2월28일까지로 돼 있는 사냥허용기간을 1월31일까지로 단축하고 EU의 조류보호지침을 준수하도록 명령했다.
프랑스의 멧새요리는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참새만한 크기의 멧새를 산채로 잡아 브랜디의 일종인 아르마냑에 담가 익사시킨 뒤 요리하는 것. 마구잡이 사냥으로 멧새의 숫자가 급감해 요즘은 매년 2만∼5만마리가 식탁에 오르고 있다.
르 몽드지는 멧새요리 애호가 중에는 프랑수아 미테랑 전대통령, 알랭 쥐페 전총리 등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