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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미술작품 관람하며 새해를 그려보자

입력 | 1998-12-27 19:44:00


연말연시를 맞아 국립현대미술관과 예술의 전당, 덕수궁 미술관에서 미술 세계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 대형 전시가 열리고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이 1월24일까지 마련하는 ‘사진의 시각적 확장전―현실과 환상’은 영상 매체의 폭넓은 세계를 짚는다. 사진을 모태로 출발한 영상 예술이 멀티미디어 시대에 어디까지 확장될 지를 작품으로 보여준다.

참여 작가는 공성훈 백남준을 비롯해 구로사카 게이타, 크리스토퍼 헤일스 등 41명.

공성훈의‘추락’은 59대의 멀티 슬라이드 프로젝터로 사진을 연속 조합해 현실에서 볼 수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구로사카는 폐선의 사진을 수백장 복사한 뒤 가공해 전혀 다른 이미지를 내놓는다. 크리스토퍼의 ‘Eleven Interactive Movies’(맞물리는 11편의 영화들)는 관객이 영화의 전개에 개입, 스스로 설정하는 상황에 맞춰 줄거리를 끌고 간다. 02―503―7744

국립현대미술관에서 3월10일까지 열리는 ‘젊은 모색’전은 39세 미만의 젊은 작가들의 시각을 통해 현대 미술의 현주소를 조감한다. 평면 7인, 입체 및 설치부문 8명이 참가. 고낙범 김상우 홍수자 이윰 등.

고낙범은 초상화 연작을 통해 난해한 현대 미술을 풀어보고 김상우는 일상의 재현을 통해 그냥 스쳐가는 주변에 대한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이중재 이윰은 비디오 작품을 선보인다. 02―503―7744.

지난 1일 개관한 덕수궁미술관은 기념전으로 3월31일까지 ‘다시 찾은 근대미술전’을 열고 있다.

근대 채색화를 개척한 이당 김은호의 ‘노안도’, 고전주의 야수파 등 여러 유파를 섭렵하면서 새로운 화풍을 주도했던 주경의 ‘온실의 꽃’, 불같은 삶을 그림에 고스란히 담은 이중섭의 ‘북한산이 있는 풍경’, 네덜란드 태생의 미국 화가로 19세기말 고종의 전신 초상화를 그렸던 휴버트 보스의 ‘서울 풍경’등 1백여점이 전시된다. 02―779―5310

예술의 전당이 1월24일까지 여는 한국의 ‘명비고탁(名碑古拓)’전은 선인들의 기개를 느낄 수 있는 전시다. 고려와 삼국시대 금석문 중 희귀 고탁본을 공개한다. 신라의 명필 김생의 ‘태자사낭공대사백월서운탑비’, 고려의 화려했던 귀족 문화를 엿보게 하는 ‘법천사 지광국사현묘탑비’ 등.

특히 서울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황초령진흥왕순수비’와 ‘묘향산 안심사 지공나옹사리석종비(국립중앙도서관)’ 등 20여점은 북한지역 유물의 탁본이다. 02―580―1234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