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공경합시다. 스승의 무너진 권위를 세웁시다.”
28일 오후 2시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이날 종로구 무악동 한뜻청소년선교회의 중고교생 회원과 신자 등 1백50여명이 ‘선생님께 감사엽서를 드립시다”는 띠를 두르고 스승공경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들은 종로를 거쳐 명동으로 행진하며 거리를 지나는 시민과 학생들에게 전단과 함께 엽서를 쥐어주며 연말연시 스승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엽서를 보낼 것을 간곡히 부탁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전단을 꼼꼼히 읽어보고 엽서를 핸드백과 주머니에 소중한 듯 챙겨넣기도 했다. 또 일부는 엽서를 나눠주는 학생들의 추위에 곱은 손을 꼭 쥐어주기도 하고 어깨를 두드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캠페인은 정작 ‘스승에 대한 공경심’을 가져야 할 당사자인 학생들에게는 별 효과가 없는 듯 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종로와 명동거리로 쏟아져 나온 일부 학생들은 전단과 엽서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바로 던져넣었다. 한 학생은 “존경할만한 선생님이 한명도 없는데 왜 엽서를 쓰느냐”고 비웃듯이 따지기도 했다. 이날 캠페인에 참가했던 김민형군(18·수도공고 3년)은 “학생들의 반응이 냉담해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선교회 남용우(南龍祐·47)목사는 “뚜렷한 대안없이 ‘회초리’를 금지한 교육당국도 문제지만 담임선생님을 경찰에 신고하는 등 교권침해사례가 잦은 것이 안타까워 이 캠페인을 하게 됐다”며 “교사 학부모 학생간의 신뢰상실은 우리사회구성원모두의책임”이라고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