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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의원발의 법안 220건 ‘풍년’

입력 | 1998-12-28 19:47:00


올해 국회의원들이 직접 법안을 마련해 법 개정이나 제정을 추진하는 ‘의원발의’입법활동은 비교적 활발한 편이었다.

14대 국회 때는 3백21건으로 연평균 80건 정도였으나 올해는 2백20건이나 됐다. 정부가 제출한 법안은 2백96건이었다.

이들 법안 중에는 정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사각지대’를 다룬 양질의 법안이 있었던 반면 특정지역이나 이익단체의 이해를 대변한 민원성 생색내기 등 각양각색의 법안도 있었다.

올들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몰래카메라’에 대한 처벌조항을 신설하기 위해 한나라당 권영자(權英子)의원 등 여성의원들이 8월 제출한 ‘성폭력범죄처벌법’개정안은 정기국회에서 통과돼 대표적인 의원입법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가정폭력피해아동의 보호의무를 강화한 ‘가정폭력범죄처벌특례법’개정안도 한나라당 오양순(吳陽順)의원 등 여성의원들의 주도로 발의돼 정기국회에서 통과됐다.

정쟁(政爭)이 가열되면서 각 당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법안도 있었다.

한나라당 이국헌(李國憲)의원 등은 여권의 의원빼내가기를 차단하기 위해 지역구의원도 당적을 바꿀 경우 의원직을 박탈하는 내용의 선거법개정안을 3월초 제출했으나 계류중이다.

국민회의 이기문(李基文)의원 등은 대선공약대로 부패방지기본법안을 제출했으나 특별검사제가 제외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특별검사임명법’을 별도로 내놓았다.

여야를 초월해 각 당 의원들이 공동발의한 법안도 적지 않았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의원 등 여야의원 45명은 지역갈등해소차원에서 ‘국가 인재의 지역간균등 등용촉진법안’을 공동발의해 눈길을 끌었다. 또 ‘과학기술통’인 한나라당 이상희(李祥羲), 국민회의 정호선(鄭鎬宣)의원 등은 ‘전자거래기본법’‘영재교육진흥법’‘가상교육법’‘발명진흥법’등 10여건의 법안을 공동제출했다.

치과의사출신인 한나라당 황규선(黃圭宣)의원은 20세 이상 성인에 대한 구강진단을 정부가 지원토록 하는 ‘구강보건법’을 제안했고 장애인인 국민회의 이성재의원은 ‘장애인직업재활법안’을 제출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