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상도동 안방에 앉아 겨울이 오는지 봄이 오는지도 모르고….”▼
29일 오전 국민회의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의 표정은 몹시 상기돼 있었다. 평소 사람좋기로 소문난 정총장을 이처럼 흥분시킨 것은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28일 재벌 ‘빅딜’관련 발언.
정총장은 김전대통령이 “빅딜에 의해 특정지역의 재벌이 피해를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을 비판한 데 대해 “반성과 자숙은 하지 않고…”라고 쏘아붙였다.
정총장은 “노숙자와 실직자들이 길거리에서 추위에 떨고 있는데 나라를 망친 김전대통령이 개혁을 거스르는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골목정치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 같다”고 불쾌감을 털어내지 못했다.
정총장이 말한 ‘겨울’과 ‘봄’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서도 분분한 해석이 일었다.
여론과 민심을 역행하는 김전대통령의 무지를 탓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그에게 매섭고 추운 ‘겨울’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경고했다는 해석도 있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