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정보통신 분야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면서 휴대전화 가입자가 100% 이상 늘어나는등 성장을 계속했다.
그러나 한국의 대표적 벤처기업으로 불리던 한글과컴퓨터가 좌초위기를 겪었고 두인전자 가산전자가 잇따라 도산하는등 컴퓨터 부문은 어두운 터널의 연속이었다.
▼휴대전화 폭발적 성장〓개인휴대통신(PCS)을 포함한 휴대전화 가입자수는 지난해말 6백83만명에서 현재 1천4백12만명으로 가입자수가 107% 증가. 국민 3명 중 1명이 휴대폰을 갖고 있을 정도로 대중화됐다.
실직자들이 사무실 대신 휴대전화로 연락처를 알려줄 정도로 불황 속에서도 약진을 거듭했다.
그러나 휴대전화 업체들은 과다한 보조금 때문에 적자에 허덕였고 △소비자에게 불리한 의무가입기간 △미성년자 대상의 무리한 판촉활동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휴대폰 공해 등이 사회문제로 지적되기도 했다.
휴대전화 성장의 그늘 속에서 무선호출 업체들은 울상을 지었다.
PCS에 가입자를 빼앗겨 한때 1천4백만명을 넘던 가입자가 1천만명 이하로 줄어들었다. 발신전용전화인 시티폰도 업체들이 사업권을 반납, 한국통신으로 일원화됐지만 가입자가 줄어 퇴출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인테크 에어미디어 등이 다양한 데이터통신 단말기를 선보였고 ‘지구 어디서나 단말기 하나로 통화하는’는 이리듐 위성이동통신도 상용서비스에 들어갔다.
▼글 사태 정품사용운동으로〓‘한국의 빌게이츠’로 불리던 이찬진(李燦振)한글과컴퓨터사장이 6월에 “글 후속개발을 포기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국민적인 ‘글 살리기운동’이 벌어졌다.
결국 벤처기업협회에서 한글과컴퓨터를 인수하고 글8·15판을 내놓음으로써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이를 계기로 광범위한 소프트웨어 정품사용운동이 벌어졌다.
컴퓨터시장은 침체했다. 큐닉스 뉴텍 핵심텔리텍 등 하드웨어업체들이 문을 닫았고 현대전자도 컴퓨터사업을 포기했다. 가산전자 두인전자 등 기술력을 자랑하던 벤처기업들도 잇따라 부도로 쓰러졌다.
반면 인터넷과 PC통신 인구의 증가로 온라인사업은 성장세를 지속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빠른 속도로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게임방’이 신종사업으로 한 달에 1천여개씩 늘어나는 등 성업중이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