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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업계 ‘제휴­합병의 시대’한창

입력 | 1998-12-30 19:46:00


‘헤쳐 모여.’ 세계 자동차업계가 합종연횡의 돌풍 속에 새 판 짜기에 한창이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미국 포드자동차가 스웨덴 볼보자동차와 제휴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미 GM은 일본 도요타자동차와의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협상에 들어갔다.

또 이달 중순 GM은 일본 이스즈자동차 지분을 종전의 37.5%에서 49%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GM은 이에 앞서 9월 일본 스즈키자동차의 보유지분을 3.3%에서 10%로 늘렸다.

현대자동차 지분 9%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미쓰비시자동차는 최근 제휴관계를 강화하는 협상을 현대측과 벌이고 있다. 현대―미쓰비시 제휴협상은 공동 연구개발(R&D) 확대와 양사의 차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생산하는 것. 미쓰비시는 이탈리아 피아트사와의 제휴협상도 동시에 벌이고 있다.

올 5월 국경을 뛰어넘는 인수합병(M&A)으로 메가톤급 M&A에 불을 지핀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일본 닛산자동차와 제휴협상을 벌이고 있다. 영국의 롤스로이스사를 전격 인수한 독일 폴크스바겐사는 같은 독일기업인 BMW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합종연횡 움직임의 특징은 미국과 유럽업체의 일본업체 지분인수 또는 제휴관계 강화. 다임러―크라이슬러 GM 등 자금력이 강력한 미국유럽업체는 극심한경기불황으로 존폐의 기로에선 닛산 이스즈 등 일본업체의기술력을 노리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차세대 엔진인 ‘가솔린 직접 분사 엔진(GDI)’과 하이브리드기술(가솔린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해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기술) 분야에서 미국 및 유럽업체에 앞서 있다. GM이 도요타와 제휴관계를 강화하려는 이유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기술을 습득하려는 것.

GM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은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기술을 이용한 시험용 차량조차 내놓지 못한 반면 도요타는 작년말부터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를 시판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 자동차팀장 김경엽(金京燁)박사는 “합종연횡을 통해 수천억원의 자금이 소요되는 신기술 및 신차개발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최근 자동차업계의 재편 현상을 설명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