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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캠페인]‘준법-안전의식’이직도 바닥수준

입력 | 1999-01-03 19:18:00


《교통문화의 선진화. 96년부터 대한손해보험협회와 함께 교통안전캠페인을 벌여온 동아일보는 99년에도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계속한다. 올해는 2개월 단위로 △교통안전문화 △어린이보호 △차선 지키기 △경제운전 △난폭운전 △음주운전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외국 사례를 곁들일 계획이다. 자동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위험지대’도 소개한다.》

건설교통부 경찰청 도로교통안전협회 등에서 교통사고 문제를 다루는 담당자들은 지난해 교통안전 정책과 캠페인 결과를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한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보는 이유는 교통사고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아직 연간 최종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1∼9월만 비교하면 지난해 사고건수는 97년 같은 기간에 비해 7.6%, 사망자는 26.3% 감소했다. 97년 1∼9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8천6백45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6천3백75명으로 줄어든 것.

자동차 증가와 함께 꾸준히 교통사고가 늘어나던 나라에서 1년만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2천여명 이상 줄어든 것은 미국 영국 일본 등 교통 선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

특히 대형사고(사망3명 또는 부상20명 이상)의 경우 발생건수가 30.2%,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20.8%와 56.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교통전문가들은 지난해의 경우도 8월 이후 다시 교통사고 사망자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난해 교통안전을 위한 각계의 노력이 성공을 거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패’에 가깝다는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교통사고 피해가 크게 줄어든 것은 IMF쇼크로 자동차 운행 자체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특별히 효과를 나타냈거나 운전자의 질서의식이 갑자기 좋아졌기 때문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라 사고건수와 사망자가 줄었는데도 이를 감안하지 않고 ‘외형적 통계’에 도취할 경우 사고를 줄이려는 노력이 느슨해지고 결국 교통사고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교통개발연구원의 설재훈(薛載勳)연구위원은 “지난해의 경우 각종 교통시설의 개선과 운전자들의 안전의식이 바탕이 돼 사고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난해의 ‘일시적인 현상’이 오히려 독(毒)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중 19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분석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자동차 총 주행거리 10억㎞당 교통사고 사망자(14.6명)가 네번째로 많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2.7배, 독일의 3배, 영국보다는 무려 6.3배 많은 수치다.

결국 교통안전에 관한한 한국은 아직도 후진국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교통사고분석센터 소장인 임평남(林平南)박사는 “안전운전 준법운전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사회적으로도 이익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도록 꾸준히 안전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송상근기자〉song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