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국 유로랜드의 시민들이 신년파티에서 폭죽과 샴페인을 터뜨리며 단일통화의 출범을 축하한 것과 달리 세계 각국의 금융관계자들은 4일 업무시작을 앞두고 신년 연휴도 잊은 채 유로화 전환작업에 땀을 흘렸다.
▽유럽지역〓유럽의 금융기관들은 4일 증시 및 외환 채권시장 개장을 앞두고 각국의 법정통화를 유로화로 전환하기 위해 수표책 어음 등을 새로 발행하고 금융기관간 전자거래시스템 및 전산프로그램을 교체하느라 바빴다.
특히 유럽연합(EU) 11개국의 화폐와 유로화의 전환비율이 지난해 12월31일 오후에야 확정돼 유럽의 금융기관 종사자 5만여명은 신년축하도 미루고 복잡한 숫자와 씨름하며 연휴를 보냈다.
파리국립은행(BNP)의 경우 정보기술자 1백50명이 지난해 12월31일 저녁부터 3일까지 주야 교대로 작업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그래도 2년 전부터 준비해 와 4일 정상적으로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주요 은행들은 4일부터 유로로 표시된 수표책을 고객들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4일 개장하는 증권거래소도 주가를 프랑스 프랑과 유로 등 두 가지로 표시하며 유로로 주식을 매매할 수 있도록 전산시스템을 개정하는 막바지 작업을 벌였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은행을 도와주기 위해 1일부터 1백50명의 전문가를 24시간 비상대기시켰다.
▽비유럽지역〓일본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은행, 중국의 중국은행 등 세계 주요 은행들은 4일부터 유로표시 여행자수표를 팔고 외화예금을 취급하는 등 유로화 업무를 개시하기 위해 연초 준비작업에 바빴다. 증권회사들도 유로관련 투신 및 증권의 판매에 나설 채비를 점검했다.
유로화의 실제 거래는 올 첫 외환거래일인 4일 세계 외환시장중 가장 빨리 개장하는 호주의 시드니시장에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