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살의 아가씨가 2년 동안 자신의 골수를 두 명의 백혈병 환자에게 기증해 꺼져가는 생명들을 살렸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연(李淵·경기 용인시 기흥읍 상갈리)씨. 그는 지난해 10월22,23일 서울 이화여대목동병원에서 자신의 골수를 백혈병환자인 심모군(15)에게 이식해 주었다. 최근 담당의사는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 심군에게 수술경과가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씨는 96년 10월에도 서울의 한 병원에 백혈병으로 입원했던 19세의 남자 고교생에게 골수를 기증했다.
이씨는 96년 2월 성덕 바우만군의 사연을 듣고 나서 골수기증을 결심, 한국골수은행협회에 기증자로 등록했다. 골수은행협회의 한 관계자는 “골수이식은 기증자와 환자의 골수조직이 같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기증자가 두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는 확률은 수백만 분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96년엔 골반에 바늘을 꼽고 4∼5시간 골수를 뽑아내는 수술을 받고 며칠 동안 몸이 뻐근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그러나 이번엔 이틀 동안 하루 4시간씩 허벅지에 미세한 관을 꼽아 골수를 뽑아냈는데 아무런 부작용도 없었으며 예전처럼 건강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주위에선 두 번이나 골수를 기증한 ‘독한 여자’라고 말하지만 나의 건강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씨는 현재 학원에서 아트플라워를 배우고 있다. 8월경에 있을 아트플라워 기능사 자격시험에 합격해 강사를 하거나 가게를 차리는 것이 소망이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