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경기 안양시 관양동 사회복지관에서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평소 제때 식사조차 할 수 없었던 65명의 초등학생들은 모처럼 대하는 성찬(盛餐)과 따뜻한 환대에 웃음꽃을 터뜨린 것. 판사 교수 사업가 연예인 등 1백10여명의 각계 인사들이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들에게 새해 선물로 내놓은 ‘곰곰이 학당’의 입학식은 그렇게 즐겁게 시작됐다.
배고픈 어린이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것은 물론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좌절하고 있는 아이들이 각자에게 맞는 인생좌표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이 학당 설립의 목적. 학당 이름도 단군신화에서 나타난 곰의 모습을 통해 어려움을 참고 견디며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자는 취지로 ‘곰곰이 학당’으로 정해졌다. 3일 안양시를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서 개설되는 이 학당은 각 시 구의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동 80명을 모아 정찬을 베풀고 인성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급식팀에는 전직 호텔요리사 등이 가담돼 최고 수준의 음식을 선보이게 되며 아이들에게 밥을 떠주는 ‘주방장’은 류시원 송윤아 박찬환씨 등 인기 연예인이 맡게 된다.
‘훈장님’으로 나서는 인천지법 윤재윤판사, 고려대 유인창교수 등 30여명은 아이들을 상대로 각 분야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며 인생좌표 설계를 돕기로 했다. 이날 자장밥 한그릇을 거뜬히 비운 한 초등학생(10)은 “학당에서 친구도 사귀고 재미있는 경험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박정훈기자〉hun3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