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미술평론 부문 심사대사에 오른 응모작은 모두 네편이었다. 예년에 비해 매우 부진한 편이다. 비록 미술평론가라는 직업이 고난의 길이라 하더라도 미술계를 위해선 아주 중요한 분야이지 않을 수 없다. 젊은 미술학도들의 참여 의식을 촉구하고자 한다.
이번의 응모작은 네편임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사뭇 상이했다. 고대 불상으로부터 페미니즘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폭은 넓었다. 뿐만 아니라 응모자의 연령도 모두 40,50대였다. 참으로 신기할 정도로 특이한 현상이지 않을 수 없다. 경륜있는 연장자의 미술 평론 시도는 고무적이기도 하다. 응모작 ‘백제의 미소’(황인용)‘미술에 나타난 불의 이미지’(박원식)‘이중섭 예술의 구조와 종족적 미의식’(전인권) ‘성(性)의 대립구조 속에서의 자기표출’(홍옥진)을 정독했다. 첫소감은 지나치게 미술적 원론의 수준에 머물러 있거나 혹은 지나치게 서구 현대미술의 이론 소개 수준에 맴돌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문제 제기 그리고 우리 미술을 분석하는 능력면에서 이중섭론이 눈길을 끌었다. 논리 전개가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으나 이중섭론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