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버그는 2000년 뿐만 아니라 당장 올해의 문제다.’
컴퓨터의 2000년 연도인식 오류를 뜻하는 밀레니엄 버그(Y2K)로 인한 혼란이 연초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지구촌이 올해 내내 이 문제로 홍역을 치를 것임을 예고했다.
싱가포르 택시 3백여대의 미터기가 1일 정오부터 2시간 가량 오작동을 일으켰다고 싱가포르 일간지 선데이 타임스가 3일 보도했다. 컴퓨터화 한 이 미터기는 밀레니엄 버그에 대비해 새로 만든 제품으로 미터기공급업체는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중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도 1일 일부 택시 미터기에 내장된 컴퓨터칩이 연도인식 오류를 일으키면서 1일부터 인상된 요금을 계산해내지 못했다. 이 바람에 승객들은 인상 전의 요금을 내고 택시를 이용했다.
또 노르웨이의 국영석유회사 ‘슈타트오일’의 주유소에 설치된 주유기들은 1일 99년도를 인식 못해 한동안 작동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스웨덴의 3개 공항에서도 1일 임시여권을 발행해주는 경찰컴퓨터에 오작동이 발생해 여권발행이 일시 중단됐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일부 컴퓨터 프로그램이 ‘99’를 ‘작동중지’ 또는 ‘파일 종료’라는 뜻의 코드로 사용하는데 따른 문제”라며 ‘신고되지 않은 연도인식 오류가 지구촌 곳곳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특히 올해 △4월1일 △9월9일 △12월31일이 문제다. 4월1일은 일본 캐나다와 미 뉴욕주의 2000회계연도가 시작되는 날.
9월9일이 문제되는 것은 많은 컴퓨터 프로그램들이 ‘9999’라는 숫자를 ‘종료’ 명령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12월31일 자정 두자리 숫자로 연도를 표시하는 컴퓨터들은 2000년을 ‘00’으로 표시한다. 만약 Y2K문제의 예방조치가 없는 컴퓨터라면 날짜 표시와 관련된 모든 기능들이 말썽을 일으키게 되고 예상 못한 일들이 속출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