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럽 단일통화 유로의 역사적인 첫 거래가 시작됐다.
시차 때문에 시드니외환시장에서 세계 처음으로 거래가 시작된 가운데 도쿄 싱가포르외환시장 등 아시아지역에서는 유럽시장에서 앞서 장이 시작된 탓에 관계자들이 신중한 반응을 보여 거래는 한산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거래가 시작됐다.
유로는 주요 외환시장의 하나인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와 엔화에 대해 모두 강세를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유로는 개장초 1유로에 1.1756달러로 출발한 뒤 오후3시 현재 1.186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말 발표된 기준고시가인 1.16675달러에 비해 0.02달러 가량 오른 것.
또 일본 엔화에 대해서는 기준고시가(1유로에 1백32.80엔)보다 다소 높은 1백34∼1백35엔대에 거래됐다.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도 유로는 1.1750달러로 출발한 뒤 곧장 1.1861달러로 올랐다. 오후들어 유로는 1.1840달러로 약간 떨어졌지만 장중 내내 기준고시가(1.16675)를 넘어서는 강세를 보였다.
시드니 외환시장에서 유로는 1.1747달러로 출발한 뒤 1.1742∼1.1750달러에 거래됐다. 호주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외환시장이 개장되기 직전 주문받은 거래량은 20∼30건에 불과했으며 개장후 1시간반이 지나서야 거래량이 1백건을 간신히 넘었다”고 말했다.
도쿄외환시장 등 아시아시장에서는 유럽외환시장의 움직임에 대비한 듯 유로 거래가 많지는 않았다.
일본의 주요 은행들은 이날부터 외화예금과 여행자수표(TC) 등 유로 표시 금융상품을 일제히 취급했으며 증권회사도 관련 투자신탁 모집에 나섰으나 첫날인 탓인지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한편 1일 유로 출범 이후 신년연휴도 반납하고 밤샘작업에 몰두했던 유럽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기대와 근심이 교차된 가운데 4일 유로의 세계 금융시장 데뷔를 지켜봤다.
이들은 유로의 성공적인 데뷔를 자신하면서도 유로의 출범이 세계 금융시장에 일대 혼란을 불러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파리·도쿄〓김세원·권순활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