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오는 빗소리.
아침부터 시작해서 낮을 보내고
오후에도 잊힌 듯이 내리는 빗소리.
오늘은 연구실 창밖 까치집을 적시고
그 밑에 새로 준공한 아랫집도 적시고
보이지 않아도 몸 뒤척이는 까치 새끼들
바알간 발톱까지 적시고
발톱에 묻은
거미줄 남은 한 가닥까지 적시고
더 적실 것이 없어
그만 맥을 놓아버린 빗소리.
발 하나쯤
시간 밖으로 내어놓은 빗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