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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게 삽시다 2]美 생명공학회사 「제론」社는 어떤 곳?

입력 | 1999-01-07 19:27:00


과학자들은 10여년 전 인간의 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부분에 달려 있는 텔로미어(Telomeres)의 길이가 조금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염색체를 보호하는 뚜껑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가 일정 길이 이하가 되면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노화하면서 질환을 일으킨다는 것. 즉 텔로미어가 ‘분자 차원의 생체시계’로 확인된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1월 제론사의 과학자들과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의 연구팀이 ‘텔로머라제라는 효소가 분비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줄지 않아 노화가 멈춘다’는 사실을 밝히자 ‘불로(不老)의 열쇠’를 찾았다는 이야기가 과학계에서 흘러 나왔다. 이들은 텔로머라제를 정상 피부세포에 주입, 텔로미어의 길이가 늘어나 세포의 수명이 연장된다고 발표한 것. 그러나 이에 대해 다른 과학자들은 텔로머라제를 주입하면 노화를 지연시키는 대신 세포의 무분별한 분열을 촉진시켜 오히려 암이 유발된다고 우려했다. 정상세포와 달리 암세포에서는 텔로머라제가 과다분비돼 세포가 무한증식하기 때문.

제론사의 과학자들과 텍사스대 연구팀은 이어 ‘네이처 지네틱스’ 99년 1월호에 “평생 동안 75회 분열하는 정상세포에 텔로머라제를 투입했을 때 2백20회나 분열을 계속했으나 염색체 이상 등 암의 특징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후속 연구결과를 발표. 제론사의 텔로머라제관련 의약품개발이 더욱 힘을 얻게 된 것.

한편 지난해 11월 제론사의 지원을 받는 미국 메디슨의 위스콘신주립대 제임스 톰슨박사팀은 사상 처음으로 인간의 포배기 배아에서 태아기간세포를 분리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 인간의 수정란이 64∼1백20세포기 정도로 자란 ‘포배기 배아’의 내부 세포덩어리(inner cell mass)에서 분리한 태아기간세포는 뼈 간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조직으로 클 수 있는 근원세포.

제론사는 이에 대한 연구를 발전시키면 심장 간 신장 등 장기가 병들었을 때 이를 갈아 끼울 수 있는 개인용 장기배양과 이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