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리더들은 지금 ‘흰색’을 입는다.
흰색 패딩코트, 흰색 터틀네크 니트웨어, 흰색 목도리…. 눈사람마냥 뚱뚱해 보이지 않을까, 때가 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접어두었다. 순수한 소녀의 이미지를 담은 색, 아무 색깔도 첨가돼있지 않아 오히려 더 튀는 색. 99년 패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색이다.
★왜 갑자기? ★
올해의 패션테마 1순위는 ‘순수함’. 지난해 패션계를 휩쓴 아방가르드풍의 극단적이고 변칙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부드럽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돌아서는 경향이다. 올해 패션업계에서는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색을 전면부각시킬 전망. 지금 한창 만들고 있는 봄옷에 흰색이 많고 겨울매장에도 미리 흰색 옷을 깔았다.
지난해 유행했던 회색 계열에 슬슬 싫증을 느끼던 여성들도 밝고 환한 흰색을 찾는다. 무겁고 가라앉은 느낌의 회색 코트 대신 흰색 코트로 새해의 산뜻한 기분을 연출. 일본에서도 한달 전부터 흰색 모직코트가 갑자기 대유행, 원단이 모자라 야단났다는 소식이다.
★코디법★
흰색 반코트와 롱코트가 많이 나와있다. 이번 겨울 히트한 패딩소재가 특히 많다.
패딩코트 패딩잠바 패딩조끼 등. 이너웨어로 따뜻하게 입을 수 있는 터틀네크의 니트웨어는 물론 재킷 치마 바지에도 흰색이 과감하게 쓰였다.
흰색 옷은 주로 회색 검정 옷과 함께 무채색으로 세련되게 맞춰입는 경우가 많다. 예전의 ‘회색+빨강 포인트’코디 대신 새로 등장한 ‘회색+탁한 빨강+흰색 포인트’코디가 더욱 강렬한 악센트를 준다.
흰색을 선명한 빨강과 코디하면 깨끗한 느낌, 파스텔톤과 코디하면 귀여운 느낌. 쑥색은 흰색과 코디하면 지저분해 보일 수도 있다.
다른 색과 맞추지 않고 아예 흰색 옷들로 통일하는 일명 ‘화이트 온 화이트’코디도 예쁘다. 흰색코트안에 흰색 터틀네크 니트웨어를 입고 흰색 모자와 흰색 목도리로 마무리하는 식. 흰색으로만 코디하는 것이 단순해 보인다면 다른 색깔의 브로치 등 액세서리를 활용한다.
〈윤경은기자〉ke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