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은 새해 벽두부터 얼어붙은 정국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른 대응방안을 강구중이다.
현재 여권의 기본 대응전략은 야당이 여당의 안건 단독처리 등으로 격앙돼 있는 만큼 당분간 냉각기를 가지면서 적당한 시점을 택해 정국 정상화와 여야관계의 복원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도 7일 “당분간 냉각기를 갖겠다”고 말해 날치기 처리이후 여야대화를 일단 미룬채 정국동향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민생 및 규제개혁법안과 한일어업협정 비준동의안 등 현안을 대부분 처리한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여권은 냉각기간중에도 ‘국회 529호실 사건’에 대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야당의원 영입작업도 재개하는 등 야당에 대한 압박을 계속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야당의 흥분이 가라앉기를 기다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회에서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문제를 매개로 대야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 529호실 사건’에 대한 야당과의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국회 529호실 강제진입사건은 정치적으로 일어난 사안인 만큼 정치적으로 매듭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 문제를 대야협상카드로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여권은 야당과의 협상이 시작되면 안기부의 정치사찰의혹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여야간 의견접근이 이뤄질 경우 청와대 여야총재회담 추진도 고려하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여권과의 협상을 거부하면 2월 설때까지 대치정국이 계속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