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햇동안의 구조조정 과정을 겪으며 힘겨워 하는 많은 직원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고 열심히 생활해줄 것을 당부하고 싶었습니다.”
전문경영인으로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대그룹 총수 자리에 올라 화제가 됐던 김병진(金炳珍)대림엔지니어링 회장이 최근 자신의 성공 비결을 소개한 책 ‘위기 탈출 패러독스’를 펴낸 이유다.
그는 이 책에서 화공 전문엔지니어로 출발해 97년7월부터 98년6월까지 재계 서열 10위권의 대림그룹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터득한 ‘성공적인 직장생활에 필요한 11가지 덕목’을 경험담과 함께 소개했다.
그가 제시한 성공 덕목은 대부분 역설적인 제목으로 표현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십상이다.
예컨대 ‘사람을 믿지 말라’는 식이다.
이는 비즈니스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이 약속을 깼을 때 상대를 불신하기에 앞서서 상대가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 변화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
김회장은 “자칫 비윤리적이고 필요 이상으로 자극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을 보여준다고 생각해 역설적인 표현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김회장은 이밖에 △배수진을 치지 말라 △요행에 의지하라 △원리원칙을 무시하라 △일은 적당히 하라 △사장이 아니라 사장감이 되라 △막히면 기다려라 △1등하려고 애쓰지 마라 △자신의 약점을 활용하라 등 일반적인 성공수칙과는 배치되는 듯한 덕목들을 열거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형식적인 것보다는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생활과 직장생활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들이다.
김회장은 “꿈을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대학 등을 졸업하고 사회에 갓 진출했으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의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이 점을 특히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