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의 위상강화 여부도 여권의 권력구도 재편과 관련한 주요 변수중 하나.
총리 위상 강화설의 실체는 아직 불분명하다.
5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 대한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주례 보고가 배석자 없이 이뤄지면서 김총리의 역할이 종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것이 전부다.
그러나 여권 주변에서는 김대통령이 이자리에서 김총리에게 실질적인 각료 제청권을 부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는 풍문이 나돈다.
또 김대통령이 향후 국정운영 방식을 김총리와의 협의체 형식으로 유지해 현행 헌법의 내각제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기로 했다는 얘기도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몇가지 여권의 권력구도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정부 인물 충원 루트가 청와대와 국민회의 중심에서 총리실과 자민련쪽으로 상당부분 이동할 수 있고 김총리가 주재하는 국정협의회가 그동안의 ‘통과’기능에서 실질적인 ‘토론’기능으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자민련측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자민련 고위 관계자는 11일 “당시 주례보고에서 총리 위상을 강화하는 내용의 대화가 전혀 없었다”며 이에 대한 언급 자체에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대통령이 이자리에서 한 말이 “우리가 만든 정권이니 잘되도록 협력하자” “앞으로 오늘과 같은 배석자 없는 자리를 매주 갖도록 하자”는 것이었는데 이와 달리 엉뚱한 얘기가 나오는 것은 청와대와 국민회의의 불순한 의도 때문이라는 주장이었다.
김총리의 한 측근은 “자민련의 내각제 공세를 피하려는 그쪽(청와대와 국민회의)사람들의 언론플레이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한 당직자는 “97년 양당 합의문에 이미 ‘총리에게 실질적인 국무위원 임명제청권을 주고 총리의 국무위원 해임 건의권을 존중한다’고 못박혀 있다”면서 총리 위상 강화설의 의미를 일축했다.
그러면서 “합의문에 ‘공동정부 출범초 총리의 위상을 강화하는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해놓고도 지키지않았는데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반박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