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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現판검사들 사건소개』…이종기변호사 진술

입력 | 1999-01-12 07:32:00


이종기(李宗基)변호사 수임비리사건을 수사중인 대전지검(검사장 송인준·宋寅準)은 11일 전현직 판검사들이 이변호사에게 사건을 소개했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대전지검은 또 잠적했던 이변호사의 전 사무장 김현(金賢·41)씨가 이날 밤 자진출두함에 따라 수임장부의 진위 및 사건알선료 전달 여부에 대해 밤샘 조사를 벌였다.검찰은 이변호사와 김씨가 ‘소개의 대가로 돈을 준 혐의’를 부인함에 따라 이변호사와 김씨의 예금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벌이기로 했다.

대법원도 이변호사의 수임장부에 나타난 전현직 판사들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한변호사협회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김씨 자진출두 ▼

이변호사의 ‘비장부’를 언론에 제공한 뒤 잠적했던 김씨가 잠적 5일만에 대전지검에 자진출두했다. 김씨는 이날 조사에 앞서 기자들에게 “퇴직금문제를 놓고 이변호사를 골탕먹이려던 의도가 파장이 커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어 “문제의 장부에 기록된 비용은 소개비가 아닌 활동비이며 소개자에게 대가를 지불한 적도 없었다”고 주장해 파문을 축소하려는 의도를 비쳤다. 그러나 김씨는 ‘정당한 활동비라면 왜 이변호사에 의해 해고됐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대답을 피한 채 “검찰에서 밝혀질 것이다”고 말했다.

▼사건소개 ▼

이변호사를 조사해온 검찰은 이에 앞서 “이변호사가 ‘판검사들이 전화로 의뢰인을 알려주거나 의뢰인이 판검사의 소개를 받았다고 말하면 수임장부에 판검사의 이름을 적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게 이변호사가 수임장부를 작성하게 된 경위와 수임장부에 나타난 소개인들이 돈을 받았는지를 추궁했다.

검찰은 이변호사가 김씨에게 활동비를 주었을 뿐이며 소개인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과 관련해 김씨가 이변호사의 활동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조사했다. 검찰은 이변호사와 김씨의 진술이 다르면 이들을 대질신문키로 했다.

검찰은 수임장부에 나타난 인물이 당초 알려진 3백31명보다 48명이 늘어난 3백79명이며 의뢰건수도 1천1백37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검찰 고위직 수사 ▼

대검찰청 감찰부(부장 김승규·金昇圭검사장)는 수임장부에 기재된 전현직 검사와 5급 이상 일반직 간부에 대해 서면 경위서를 받기로 했다. 검찰은 경위서의 소명이 불투명하면 간부들도 선별적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대상자는 전직 법무장관과 검사장급 이상 간부를 포함해 전현직 검사 27명과 검사출신 변호사 4명, 5급 이상 일반직 10여명 등 45명 정도다.

〈대전〓이기진·조원표기자〉doyoce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