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제우스의 색깔이 달라졌다. 점잖은 경기운영으로 ‘신사팀’으로 불리던 대우의 플레이가 억세고 거친 모습으로 바뀐 것.
‘만만’해 보이던 스타일의 돌변은 신임 유재학감독(36)의 모험적 승부수.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즌 우지원 등 스타플레이어의 힘을 빌려 6강이 올라가는 플레이오프에 등극할 수 있었지만 올시즌은 ‘NO’.
최종규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옮겨받은 30대 유재학감독은 농구팬으로부터 욕을 얻어먹기로 작정을 했다. 상대 센터를 봉쇄하기 위해 토종센터들로 하여금 반칙을 최대한 활용토록 한 것.
유감독의 특명을 받은 정재헌 조현일 주영준 등 토종센터 트리오는 지난주 4경기에서 3승 1패를 일구어내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나산에 진 뒤 유재학감독은 골밑이 강한 팀을 깨는 데 생각의 초점을 맞췄다. 기아, 서장훈―현주엽의 SK 나이츠, 덩크슛 1위의 나래 블루버드 데릭 존스 등 계속 만나야하는 팀들의 센터진을 어떻게 공략할 것인가.
5일 기아전부터 사용한 ‘센터 소모전’은 대성공. 7일 SK전에서는 정재헌 조현일 등 토종 센터가 불과 9분만에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득점 1위 재미슨(평균 31득점)을 21점에 묶으며 승리를 일궈냈다. 7일 나래전에서도 정재헌 조현일의 ‘파울작전’으로 ‘존슨 허재’의 82점 활약을 막아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