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금융위기에 따른 충격으로 동남아통화들이 대부분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원화도 미국달러화에 대해 약세(환율 상승)를 보였다.
또 증시에선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로 주가가 폭락, 종합주가지수는 겨우 600선을 지켰으며 우리 정부가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값도 하락했다.
1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달러화 값은 전날보다 12원 오른 1천1백86원을 기록했다. 싱가포르 역외선물환(NDF)시장에서도 원―달러 선물환 1년물은 전날보다 25원 가량 오른 1천2백32원대에서 시세가 형성되는 등 이틀째 상승곡선을 그렸다.
달러값 폭등을 예상한 사람들이 달러를 매입했다가 환율이 급등하지 않자 되팔기도 해 브라질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28.61포인트 하락한 604.42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 20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으며 후장 한때 35포인트 이상 폭락하며 6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가 기관투자가의 반발매수로 600선을 간신히 회복한 것.
대우증권 이종우(李鍾雨)연구위원은 “주가 조정 시점에 브라질 사태가 겹쳐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사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2∼3일 전부터 영향을 미쳐 세계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국내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을 토대로 별다른 충격을 받지는 않았다.
동양증권 서명석(徐明錫)차장은 “최근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주를 대상으로 투기장세를 보인 끝에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이자 투매로 돌아선 것 같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은 5백26억원어치, 외국인투자자도 1백2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으며 반면 투자신탁회사는 4백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자금시장에서는 국고채 등 장기채권의 값은 떨어지고 기업어음(CP) 등 단기채권값은 올랐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브라질과 러시아의 경제위기 파장이 국내금융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장기채권을 기피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49%포인트 오른 연 7.82%, 3개월만기 CP는 0.06%포인트 내린 7.35%를 기록했다.
한편 국제금융시장에서 5년만기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13일 미 재무부채권(TB) 기준으로 4.10%를 기록, 12일에 비해 0.5%포인트 올랐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중국 등 아시아 각국 국채의 가산금리도 각각 0.2%포인트 이상 올라 중남미 경제위기의 충격이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 진·이용재기자〉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