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강이 얼었다. 그동안 얼 기미가 보이지 않던 산정호수도 얼었다. 그 얼음 위를 스케이트를 신고 씽씽 달린다.
경기 포천군 영북면 산정리의 산정(山井)호수. 20년전만 해도 겨울이면 30㎝ 이상 두께로 얼어붙어 각급학교와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이 동계훈련을 했던 곳이다.
이 얼음호수에서 맑디 맑은 산공기를 심호흡하며 폐속에 배어든 도시의 탁한 공기를 뱉어 버리자. 호숫가 송림(松林)은 눈뿐만 아니라 마음의 청량제다.
스케이팅으로 땀을 뺀 뒤에는 호숫가 포장마차에 앉아 쉬며 뜨거운 어묵꼬치 국물로 속을 따뜻하게 한다. 부근의 붕어빵, 군고구마 장수는 옛정취를 느끼게 한다. 스케이트와 아이를 태우고 끄는 얼음썰매는 빌려준다. 요금은 시간당 5천원.
호수로부터 걸어서 5분 거리엔 눈썰매장도 있다. 슬로프 길이는 1백20m. 40m 길이의 아동용 슬로프도 따로 있다. 입장료는 일반 8천원, 7세이하 6천원이다. 개장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유아를 위한 놀이동산도 주변에 있다. 바이킹 범퍼카 등이 마련돼 있다. 일반 2천원, 초등학생 1천5백원.
호숫가 오솔길을 따라 산책하다 보면 명성산(鳴聲山·해발 922.6m)에 오르는 등산로를 만난다.
산을 오르는 도중 곳곳에서 마치 조각품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고드름을 보았다. 산행은 주로 비선폭포 등룡폭포를 거쳐 삼각봉까지 오르는 코스가 일반적인데 왕복 3∼4시간이 소요된다.
호수 주변엔 포천의 명물인 이동갈비와 이동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도 즐비하다.
멀지 않은 곳에 ‘철의 삼각지’ 안보관광지가 있다. 철원평야 한가운데를 지나는 U자 계곡 아래의 한탄강을 따라가는 코스가 좋은데 임꺽정이 은거했다는 고속정∼제2땅굴∼통일전망대∼북한 노동당사유적지가 있다. 한화콘도에서 매일 오전 10시40분 출발하는 투어버스(점심 포함 1만원)를 이용하면 편안히 다녀올 수 있다. 0357―534―5500
▽가는 길〓의정부시∼43번 국도∼포천. 여기서 철원 운천 방향으로 가서 문암교를 건너 문암3거리에서 우회전해 4.3㎞를 직진하면 산정호수 입구에 닿는다.
〈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