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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관계]北, 일괄타결 고집…협상 교착상태

입력 | 1999-01-15 19:21:00


미국이 현재 대(對) 북한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북―미(北―美)관계는 유동적인 상태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워싱턴 한국통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북한은 미국이 어떤 기조를 설정할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이며 미국은 북한의 태도를 봐가면서 이 기조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일종의 교착상태가 형성되고 있다.

양측은 협상방식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미국은 건별(件別) 협상방식을 취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일괄타결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것이다.

미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13일 이같은 양측의 입장차이를 설명하면서 제네바에서 시작되는 북한 금창리 지하공사의 핵관련 의혹 규명 협상이나 4자회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진 이유는 두 가지. 핵관련 의혹을 받고 있는 금창리를 비롯한 북한의 지하시설 공사와 북한의 미사일개발 및 실험 문제. 둘다 북한이 미국과 체결한 94년 핵동결협정을 위반했다거나 그밖에 국제사회와 약속한 다른 협정을 위반했다고 단정짓기 어려운 사안이면서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의 주장대로 핵동결협정에는 미국이 북한을 사찰할 수 있는 조항이 없으며 북한이 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적도 없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의도를 문제삼고 있다. 미 평화연구소는 지난해말 발표한 특별보고서에서 북―미관계가 악화된 이유는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는 척하면서 뒤에서는 미국의 ‘호의’를 악용해 대량파괴무기 개발을 계속하고 있지 않느냐는 의구심이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