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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대중문화 동반시대/대중가요 비즈니스]日경우

입력 | 1999-01-17 18:05:00


《폭풍전야(暴風前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 대중가요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서구 팝문화의 큰 영향 속에서도 일본은 ‘저팬―팝’ ‘저팬―록’ 등의 독특한 장르를 발전시켜왔다. 세계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소니 뮤직 엔터테인먼트 저팬을 통해 일본 음악산업을 해부하고 ‘H.O.T’ ‘S.E.S’를 탄생시킨 SM기획을 통해 우리 문화벤처기업의 가능성을 점검한다.》

▼日 스타군단 뒤엔 치밀한 마케팅 ▼

89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해온 일본 음악시장은 경기침체의 여파로 주춤거리고 있다.

일본 레코드협회에 따르면 98년 매출액은 약7조1천8백50억원으로 추산된다. “97년과 비교할 때 불과 2%포인트가 오른 수치로서 고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의미한다”는 것이 협회 에비하라 준이치(海老原 純一)홍보실장 얘기다.

그러나 한국시장 진출을 앞둔 일본 가요계는 규모와 다양성에서 엄청난 괴력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그룹 ‘B’z’의 베스트 앨범 ‘Pleasure’가 일본 시장에서는 최초로 5백만장 시대를 열었다. 이들의 ‘Treasure’도 5백만장대에 육박, 두 앨범만으로 우리 가요시장 규모를 웃도는 3천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데뷔 20주년이 넘은 ‘서전 올스타즈’가 2백만장을 판매할 정도로 건재하고 싱글순위 1위의 록그룹 ‘글레이’, 요코하마의 길거리에서 노래하다 도쿄로 입성한 포크 듀오 ‘유즈’, 댄스그룹 ‘스피드’와 ‘스머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스펙트럼처럼 공존하고 있다.

이같은 일본 레코드업계를 주도하는 최대 거물은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 저팬(SMEJ). 68년 설립돼 91년 SMEJ로 이름을 바꾼 종합엔터인먼트 기업이다.

98년 회계보고서(97년4월∼98년3월)에 따르면 음반 뮤직비디오 게임소프트 등을 포함한 매출이 1조1천4백억원에 이른다. 특히 ‘덴키 그루브’ ‘주디 앤 메리’ ‘라르크 앤 시에르’ ‘퍼피’오쿠다 타미오, 오오에 치사토 등 쟁쟁한 스타들이 ‘EPIC소니레코드’ 등 3개 레이블을 통해 음반을 내고 있다.

SMEJ는 거대한 몸집 때문에 ‘공룡’처럼 보이지만 변화가 심한 연예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기민하게 대처한다는 게 일본 업계의 분석이다.

SMEJ의 가장 큰 강점은 독특한 신인발굴 시스템. “시대나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음악비즈니스의 원점은 아티스트이고, 아티스트야말로 회사의 큰 자산”이라는 게 이 회사의 전략이다.

이 회사는 78년 최초로 신인발굴과 육성을 담당하는 SD(Sound Development)제작부를 설치했다. 연간 3만개나 되는 신인들의 데모데이프를 듣고 2천회이상의 라이브 하우스를 물샐틈없이 ‘감시’하는 것이 SD의 역할이다.

당연히 SMEJ는 “한국 시장분석결과 일본 음악이 30%정도는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힐 만큼 한국 음반시장에 대해서도 자신만만하다. ‘감’에 의지하는 주먹구구식의 비즈니스로는 치열한 세계적 경쟁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도쿄〓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