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타이슨(32·미국)이 ‘핵주먹’의 위력을 다시 선보이며 1년6개월만의 ‘복귀 신고식’을 화려한 KO승으로 장식했다.
타이슨은 17일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호텔 특설링에서 벌어진 프로복싱 IBF 헤비급 2위 프랑수아 보타(30·남아공)와의 복귀전에서 5회 2분50초만에 KO승, 에반더 홀리필드와의 재대결에 한발 다가섰다.
97년 6월29일 홀리필드와의 경기에서 상대의 귀를 물어뜯어 ‘핵이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자격정지를 당했다가 이날 복귀전을 치른 타이슨은 오랜만에 링 위에 오른 탓인지 초반부터 신경질적으로 큰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맞선 보타는 치고 빠지거나 타이슨의 사거리에 들었을 땐 끌어안는 지능적인 경기로 타이슨의 약을 올렸다.
보타의 작전은 4회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오래가지는 않았다. 시종 ‘도끼로 내리 찍듯’ 큰 주먹을 날리던 타이슨이 결정적 승기를 잡은 것은 5회.
초반보다 차분해진 타이슨은 발이 느려진 보타를 몰아붙이다 5회 막판 짧은 오른손 뻗어치기 한방으로 보타를 거꾸러뜨렸다.
‘누구보다도 강한 턱’을 갖고 있다고 큰소리쳤던 보타는 타이슨의 쇠주먹을 얻어맞은 뒤 캔버스에 드러누운 채 한동안 일어나질 못했다.
타이슨은 그동안의 감정을 모두 털어버린듯 비틀거리는 보타를 일으켜 세우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이날 승리로 타이슨은 46승(40KO)3패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경기전 장외 입씨름으로 감정이 격화된 두 사람은 1회전 종료 종이 울렸는데도 마치 레슬링을 하듯 서로 끌어안은 채 떨어지지 않아 심판 등이 달려들어 간신히 떼어놓았다. 주심은 2회전 시작 전 두 선수에게 각각 경고를 주었으며 이후 또다시 신경질을 낸 타이슨에게 감점을 선언하기도 했다.
한편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치른 타이슨은 3월14일 뉴욕에서 벌어지는 WBA IBF챔피언 홀리필드 대 WBC챔피언 레녹스 루이스와의 승자와 11월경 통합타이틀전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화성기자〉mar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