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정권 출범 1년여 동안 중앙부처의 주요 고위직에는 호남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또 고위직의 일부 고교 출신 편중 현상도 더 심화됐다.
호남세의 약진은 검찰총장 등 30개 정부 요직에서 뚜렷이 드러난다. 97년에는 한 명도 없었던 호남출신들이 99년에는 절반이 넘는 17개 자리를 차지했다. 한 때 21.0%포인트나 벌어졌던 영남(38.8%)과 호남(17.0%)출신의 격차가 2년만에 11.1%포인트로 줄어 들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선 ‘호남출신의 약진은 과거 정권의 편파인사를 시정하려는 차원에서 보아야 한다’는 시각과 ‘과거 정권의 악습을 되풀이한 지역 편파인사’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서울대 정용덕(鄭用德·행정대학원)교수는 “한국 정치권이 정책정당이 아닌 지역정당에 기반을 두고있어 이같은 현상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며 “전체적인 변화의 폭은 크다고 볼 수 없지만 30대 요직의 변화는 상당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같은 영남권이지만 경남과 경북이 서로 다른 변화의 양상을 띠고 있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 부산 경남지역은 크게 줄어든 반면 대구 경북 출신은 비중이 0.6% 포인트 주는데 그쳐 여전히 공직사회 1위를 고수했다.
조사결과 특정고 출신들의 비중은 더욱 늘어났다. 전체 조사대상 공직자 수는 97년보다 34명이 줄었는데도 상위 10개 출신고교 출신은 오히려 19명이 증가했다.
학교별로는 광주고 광주일고 전주고 출신의 비중이 늘었고 부산고 경남고 출신이 대폭 줄었다.
또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5개 대학 출신의 비중이 58%에서 63%로 늘고 출신고 상위 10개교의 비중도 36.6%에서 42.2%로 증가했다. 고교나 대학 모두 특정교 출신 집중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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