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33세 주부입니다. 시동생 부부 문제로 상담하고 싶습니다. 동서는 부부싸움만 하면 며칠씩 가출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시동생은 제게 아이들을 맡기고 밖으로 나돕니다. 그러다 동서는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들어오고 제게는 고맙다거나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습니다. 시부모와 남편은 그냥 포기하고 신경도 쓰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시동생 내외가 용서가 안되고 계속 불면증과 만성두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경기 가평에서 한 주부)
▼ 답
아주 어려운 상황이군요. 혼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닌 것 같습니다.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아예 다른 사람에게 떠맡기고 회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상담해오신 분처럼 당연히 ‘희생양’이 생깁니다.
먼저 남편과 상의하세요. 시동생 내외를 비난하거나 불평하지말고 ‘어떻게 도와주는 것이 그들을 위한 길인지 다같이 찾아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진지하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카들은 불안감과 공포를 느낄 수 밖에 없으므로 이 점에 대해 의논해 보십시오.
다음에 시동생 부부를 같이 만나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힘들면 시동생은 남편이, 동서는 본인이 만나십시오. 이 때도 비난이나 불평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고 생각하는 것을 간단명료하게 전달하십시오. 이런 식으로 조카들을 돌봐주는 것이 누구에게나 도움이 안된다는 것도요.
행여 가족들이 조카들을 돌보는 것이 싫어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할까봐 주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덮어두면 더 곪기 마련입니다. 싫은 소리가 듣기 싫어 문제를 덮어두다보면 희생하는 사람에게 계속 희생을 바라는 것이 사람들의 속성입니다.
양창순(서울백제병원 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