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산에서 돌아와
책상머리에 앉으면
문득 솔바람소리 함께 따라와서
내 종이 위를 굴러떨어진다
그러므로 산행일기를 쓰는 밤에는 귀가 잘 트여
먼 나라 네 숨결소리마저 들리느니
너무 많이 쏟아지던 별들
배낭 가득히 담아 와서
내 방에 헤쳐놓은 때문인가
눈 새로 떠
먼 나라 어디쯤 달음박질치는
네 모습 더 잘 보이느니
근심걱정 오가는 구름처럼
언제나 우리 마음에 떠 있어도
부질없다 부질없다고 가르치던 밤 산
백지 위에 넘치는 이 살찐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