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셔츠를 입으면 오히려 ‘튈’ 정도로 컬러셔츠의 세상.컬러셔츠는 어떤 ‘시대색깔’이 담겨 있을까.
▼골드칼라의 등장 ▼
컬러셔츠의 유행은 80년대 시작된 컬러TV방송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 또 90년대 정보화사회의 도래와 함께 ‘골드칼라’(능력위주의 전문직 종사자로 도전적인 고소득층)가 등장, 자기표현이 더욱 강해졌다는 해석. “남성의 ‘여성성’이 강조되는 시대라 과거 여성의 영역이다시피 했던 색채감각이 남성에게도 강조되는 측면이 있다.”(삼성패션연구소 서정미수석연구원)
▼IMF시대와 컬러셔츠 ▼
90년대 레저열기로 패션업계는 ‘넥타이를 매고 출근했다가 풀고 놀러갈’ 수 있는 컬러셔츠의 제작물량을 늘리기 시작. 그러나 97년11월 IMF사태로 눈에 띄지 않고 ‘착해’보이는 화이트셔츠의 판매가 두 달새 급증했다는 업계의 설명. 6개월치 이상의 컬러셔츠 물량을 확보하고 있던 당시 셔츠업계는 이에 대응해 “때가 덜 타 세탁비가 절약되고 프로패셔널한 느낌을 줘 대량해고시대에 살아남는 생존법”이라는 논리로 컬러셔츠를 유행시켰다는 후문. 98년 컬러셔츠 매출액은 전년대비 30%이상 늘었으며 국내 남성용셔츠시장 규모는 1천6백억원대(남방류 제외). 경제활동인구 1인당 셔츠 보유율은 1.5장으로 일본(4.2장)의 3분의1 수준.
▼컬러와 컬러정신 ▼
LG패션에 따르면 흰색셔츠 대 원색셔츠 대 ‘점잖은’ 컬러셔츠의 매출비율은 95년 5대1대4에서 98년 3대1.5대5.5. 화이트는 분명 퇴조양상이나 빨강 노랑 연두 오렌지색 등 ‘튀는’ 컬러의 성장률도 비교적 완만. “흰색셔츠를 입었던 사람들이 결국 연한블루 다크오렌지 베이지 브라운 회색 또는 이들 색상의 파스텔톤 등 ‘논란거리’가 덜되는 색상으로 옮아갔다고 본다.”(LG패션 기획담당 남석씨)
▼색깔과 이미지 ▼
색채와 미용에 관한 전문사이트(www.amore.co.kr)에 소개된 내용.
▽빨강〓단호하고 혁명적인 느낌. 이기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므로 팀플레이를 요구하는 회의에는 삼가야.
▽핑크〓부드럽고 섬세하지만 프로패셔널한 느낌이 약하다. 가련한 이미지로 남의 지지를 얻고자 할 때 효과적.
▽블루〓변함없고 편안. 창조적 느낌은 약하다.
▽노량〓스스로 기분을 낼 수 있으나 변덕스런 느낌도 준다.
▽그린〓신선하고 안정돼 보인다. 그러나 참신한 아이디어가 없는 느낌.
▽오렌지〓사교성이 있어 보인다. 반면 자제력을 잃게 하기 쉬운 색이므로 다이어트할 때에는 삼가야.
▽회색〓공정하다는 느낌과 균형잡힌 느낌. 그러나 눈에 띄지 않는다.
▼싸서 넣으세요 ▼
대부분 만들어진 옷에 염색한 것이어서 빨래할 때 물이 빠질 염려가 있으므로 세탁기에 넣을 때 옷깃과 소매쪽을 안쪽으로 싸서 넣는 게 요령.
〈이승재기자〉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