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트레이크시티 뇌물수수 관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들의 퇴출로 IOC 파동은 막을 내릴까.
결코 그럴 것 같지 않다. IOC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해 비리를 저지른 IOC위원을 대거 퇴출시켰다.
마르크 호들러 위원이 비리내용을 처음 폭로한 것이 지난해 12월12일. 그로부터 43일만이다. IOC의 ‘제 살 잘라내기’는 출범 이후 가장 큰 아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캔들이 진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관계자들은 오히려 이번 사태를 ‘새로운 폭풍의 서곡’으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최근 98나가노동계올림픽 유치과정의 비리공방이 시작된데 이어 23일엔 2000년 시드니하계올림픽 뇌물 스캔들이 다시 터졌다. 존 코츠 호주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시드니가 베이징을 제치고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기 전날인 93년 9월22일 케냐와 우간다 IOC위원을 만나 3만5천달러씩 건네줬다”고 폭로한 것.
시드니는 당시 투표에서 베이징을 45대43으로 누르고 개최권을 땄다.
이와 관련해 호주의 케반 고스퍼 IOC위원은 “이 뇌물은 분명히 투표에 영향을 미쳤다. 시드니가 올림픽 개최권을 박탈당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케냐와 우간다 위원이 베이징에 표를 던졌다면 결과는 반대로 나왔으리라는 점을 생각할 때 문제는 심각하다. 케냐의 무코라 위원은 솔트레이크시티 뇌물사건과 관련된 13명 중의 한명.
이번 사태는 결국 IOC내의 힘겨루기로도 비화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이후 줄곧 상업주의를 표방해온 사마란치 IOC위원장과 반대세력간의 한판대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그동안 올림픽의 상업주의를 앞장서서 반대해온 영국이 반 사마란치 세력의 첨병. 토미 뱅크스 영국 체육부 장관은 “IOC가 정화되지 않으면 영국정부는 영국의 도시가 올림픽 유치에 나서도 결코 지원하지 않겠다”며 IOC에 강도높은 개혁을 촉구했다. 결국 이번 사태의 추이는 IOC의 새로운 판짜기와 맥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최화경기자〉bb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