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순을 넘긴 나이에 첫 개인전을 여는 조각가 심재현씨(61). 대학 졸업후 32년만이다. 홍익대 미대 조소과 57학번. 학교도 10년만에 졸업했다. “대학시절 평생 개인전을 한번만 하겠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말대로 되버렸네요.”
그렇다고 실력이 모자란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해 5.18공원 기념조형물 공모에서 내로라하는 작가들과 치열한 경합 끝에 작품이 선정되기도 했다. 아이디어와 소재가 참신했다는 평. 심씨의 전시작은 기독교적 세계관을 형상화했다.신에 대한 경의와 믿음을 바탕으로 인간의 한계를 다루었다. 소재는 차디찬 스테인레스 스틸.
대표작 ‘구름기둥’은 직경 3㎝짜리 파이프 5백개를 커다란 용수철 모양으로 연결한 것으로 전체 폭이 5m에 이른다. 곁에서 보면 마치 모빌처럼 음악적인 선율을 타고 움직인다. 그는 “작품의 절반만 완성한 채 전시한 다음 나머지 절반은 참여하는 관객과 함께 이뤄나간다”고.
‘구름기둥’은 광야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인도한 구름기둥을 조형화한 것이다. 작가는 “현실의 불균형에 휩싸인 인간이 신과 만나 생명을 되찾는다는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작가는 71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국내 미술 교육에 거부감을 느껴 “돈 벌어 설악산에 제대로 된 미술학교를 세우겠다”는 욕심도 있었다.
그후 로스앤젤레스에서 화랑을 경영하면서 미국 시민권도 얻었으나 96년 국적을 다시 회복했다. 전시는 2월6일까지 갤러리 퓨전(서울 강남구 청담동). 02―518―3631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