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르윈스키, 워싱턴을 흔들다.’
전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25)가 미국 상원 클린턴 탄핵재판에서의 증언을 위해 23일 워싱턴에 도착하자 워싱턴은 다시 ‘르윈스키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다.
르윈스키가 이날 야구모자를 눌러쓴 모습으로 워싱턴에 도착해 숙소인 워싱턴 르네상스 메이플라워 호텔로 향하자 취재진은 차들이 달리는 도로를 마구 횡단하며 그를 뒤쫓았다.
워싱턴의 공항과 유명호텔은 이날 르윈스키를 찾으려는 취재진으로 북적댔다. 르윈스키의 한 측근은 기자들에게 “나는 여우사냥을 나가본 적이 없으나 르윈스키는 ‘덫에 걸린 동물’처럼 지낸다”며 “지금도 그는 사냥감이 되고 있는 여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사람들을 피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지내다 다시 워싱턴에 ‘소환’된 르윈스키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지는 24일 “르윈스키는 감옥에 가는 심정으로 워싱턴에 도착했다”며 “클린턴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쏠렸던 눈이 르윈스키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르윈스키의 ‘워싱턴행’은 공화당 소속 미 하원 탄핵소추팀의 요청을 받아들인 연방법원이 23일 르윈스키에게 탄핵소추팀에 증언하도록 명령한데 따른 것. 상원에서의 탄핵재판에서 미 하원 공화당 탄핵소추팀이 검사역을 맡고 있기 때문에 르윈스키의 증언은 사실상 상원에서의 증언이나 마찬가지다.
공화당 하원 탄핵소추팀은 르윈스키의 워싱턴 소환을 계기로 클린턴 대통령도 증언토록 하겠다고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상원에서의 승인없이 르윈스키 증언은 곤란하다”며 23일 헨리 하이드 하원법사위원장에게 항의서한을 보냈다.
곧 있게 될 르윈스키의 증언을 둘러싸고 공화 민주 양당의 대결이 극한으로 치달음에 따라 미 정가는 다시 ‘르윈스키 돌풍’에 휩싸이는 분위기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