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국회IMF환란조사특위’에서 정우택(鄭宇澤) 김칠환(金七煥)의원 등 자민련의원들은 참고인으로 출석한 임창열(林昌烈·경기지사)전경제부총리를 상대로 외환위기 수습과정에서의 실책여부 등을 집중 추궁해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정의원 등은 임전부총리가 IMF구제금융신청을 지연시킴으로써 외환위기로 그칠 수 있었던 상황을 경제위기로까지 번지게 만든 장본인이라며 구제금융신청 지연에 따른 국가신인도 하락 문제 등을 부각시키려 했다.
이에 대해 임전부총리는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 정의원의 추궁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의원 등은 먼저 “임전부총리가 부총리 취임 당시 IMF구제금융신청 계획을 몰랐다고 한 것은 거짓”이라며 당시의 각종 정황증거를 제시했다.이에 임전부총리는 “97년 11월19일 부총리에 임명된 직후 강경식(姜慶植)전부총리로부터 정부의 IMF자금지원 신청방침 및 발표시기에 대해 문서나 구두로 인수인계를 받지 않았다”며 “재경원 실무자들도 구체적인 내용을 보고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정의원 등은 특히 IMF가 구제금융지원조건에 대한 차기 대선당선자의 지지를 요구했는데도 임전부총리는 3당 대선후보들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발표했다며 경위를 추궁했다.
임전부총리는 당시는 대선을 치르기 전이어서 3당 대선후보의 서명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정의원 등은 또 임전부총리가 취임후 이틀이 지난 21일 IMF구제금융신청을 발표해 38억달러를 낭비했으며 국가신용도가 급락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며 국민앞에 사과하라고 다그쳤다.그러나 임전부총리는 “11월19일 경제부총리 취임기자회견과 20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IMF로 가지 않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않고 ‘필요하면 검토하겠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또 환율방어를 위해 38억달러를 낭비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고 만기도래 단기외채 등 상환용으로 14억달러를 사용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신인도 하락은 취임전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