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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미스터/홈닥터]말 늦는 아이 방치 말도록

입력 | 1999-01-26 19:10:00


“아이가 두 돌인데 ‘엄마’‘아빠’란 말을 못해요.”

아이가 말을 못할 경우 부모의 반응은 여러가지. 이웃집 아이보다 약간만 늦어도 자폐증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도 있고 심각한 장애인데도 윗어른들이 ‘집안 내력’이라고 말해 그냥 놔두는 경우도 많다. 부모가 무신경해 아이의 말배우기가 늦은지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있다.

연세대의대 정신과 신의진교수는 “언어습득이 늦는 것은 자폐증 정신지체 등의 신호인 경우가 많다”면서 “제 때 말을 배우지 못하면 정서와 지능 발달 등에 심각한 장애가 온다”고 설명. 아이는 옹아리를 하거나 말을 배우면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시기에 맞춰 말을 배워야 한다는 것. 따라서 말 배우기가 정상보다 아주 늦은 경우 병원에서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말이 늦는 장애★

▽전반적 발달장애(자폐증)〓주로 선천적 이유로 생기고 치료가 힘들다. 말을 안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한 두 가지 사물에만 집착하고 부모와 눈을 마주치지 않는 등 다른 증세도 나타난다.

▽정신지체〓지능지수(IQ)가 70 이하인 경우. 선천적인 경우도 있지만 20%는 부모가 제대로 돌보지 않아 지능이 떨어진 경우.

▽언어발달장애〓신체의 다른 기능은 정상인데 말이 늦다. 그냥 놔두면 자폐나 지능장애 등으로 악화.

▽후천적 애착장애〓부모가 잘 돌보지 않아 자폐증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 엄마가 아이에게 ‘짝짜쿵’ 등을 해주지 않고 혼자서 비디오나 TV 등만 보게 방치할 경우 잘 생긴다. 3살 이전에 주양육자가 두 번 이상 바뀔 때도 위험.

★부모가 할 일★

▽후천적 장애는 예방〓틈만 나면 아이와 놀아준다. 세 살 이전엔 탁아방이나 놀이방 등에 보내지 않는다. 또 세 살 이전에 한글과 영어 등을 무리하게 가르쳐도 애착장애나 자폐증과 비슷한 증세가 올 수 있다. 아이가 유순하다는 이유로 혼자 내버려두거나 엄마가 집에만 있는 경우에도 아이에게 애착장애나 정신지체가 올 수 있다.

▽장애를 보일 때는?〓아이가 3세 이상인데도 말을 제대로 못하면 놀이방이나 유치원 등에서 따돌리므로 치료해야 한다.

△후천적 애착장애〓자폐로 단정짓고 자폐아를 가르치는 교육기관에 맡기면 자폐로 굳어져 버리므로 진단이 중요. 병원에서 소아정신과전문의 언어치료사 등으로 이뤄진 팀에서 진단을 받는다. 진단에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다.

△IQ 50 이상인 정신지체아〓특수학교나 특수반에 들어가면 중증인 정신지체아나 자폐아를 모방해 증세가 악화되므로 피한다.

△자폐아〓늦어도 6,7세 이전에 행동치료를 받으면 혼자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를 받도록 한다.

도움말〓연세대의대 정신과 신의진교수 02―361―5470, 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노경선교수 02―739―3211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