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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지구촌/아사히]「무력행사」헌법해석의 위험성

입력 | 1999-01-26 19:10:00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무력행사로 직결되지 않는 범위라면 일본이 다국적군에 무기 및 탄약을 수송하는 것도 허용된다”며 “무력행사와 직결되는지의 판단은 발생한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내린다”고 밝혔다.

이 견해는 9년전 걸프사태때 결정된 정부의 기존 헌법해석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일미(日美)방위협력 신지침 관련법안 및 자민당 자유당의 연립합의와 연결해 생각하면 위험성이 있다.

일미협력 신지침 관련법안의 하나인 ‘주변사태법안’에는 공해상의 미군함정에 무기와 탄약을 포함한 미국물자를 자위대 함정으로 수송하는 것이 후방지원에 포함됐다. 또 연정에 참가한 자유당, 특히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郎)당수는 “유엔 결의에 따른 활동참여는 헌법이 금지하는 무력행사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해 왔다.

주변사태법안에는 무기 및 탄약 수송업무가 이뤄지는 장소 근처에서 전투행위가 발생하거나 예측되면 활동을 중단토록 돼 있다. 이는 거꾸로 무력행사와 선을 긋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말해준다.

오자와당수의 논의에는 유엔의 현실에 대한 인식과 다국적군의 성격규정 등이 빠져 있다. 유엔의 군사적 공헌이 반드시 평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유고슬라비아와 소말리아 등의 좌절을 거쳐 유엔의 안전보장기능을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가 현재의 진정한 과제다. 이와 무관하게 다국적군 지원을 위한 법적제약 완화가 논의되고 그것이 일미 군사협력 강화로 연결되는 것은 유감스러운 현실이다.

〈정리·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