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로 음악을 듣는다? ‘MP3’음악 파일이 널리 쓰이게 되면서 음반산업 구조가 변하고 있다. 디지털저작권 문제 또한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MP3 음악파일
PC통신이나 인터넷을 사용하는 네티즌이라면 파일 형태로 음악을 즐기거나 다운받기 위해 음악자료실을 돌아다닌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접하는 것이 바로 MP3파일이다. MP3는 소리 및 영상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파일 저장방식 중 대표주자격으로 ‘MPEG PLAYER 3’를 줄여 쓴 것. 분당 30원 혹은 한 곡당 3백원 정도의 싼 값으로 CD음질과 같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음악파일을 온라인 상에서 다운받을 수 있게 된 것은 97년 5월 5개의 정보제공업체(IP)가 음악저작권협회와 저작권관련 계약을 맺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부터. 최근에는 ‘워크맨’의 후속상품으로 명함만한 MP3 음악파일 재생기기 ‘MP―MAN’이 나와 컴퓨터가 없이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음반시장의 변화
MP3파일 덕분에 번거롭게 음반가게를 찾아가 음반을 고르지 않고도 원하는 노래를 구할 수 있고, 곡 하나를 듣기 위해 여러 곡이 실린 음반을 비싸게 구입할 이유도 없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의 음반 유통구조가 달라지는 것도 당연한 일.
MP3파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인 윈앰프 제트오디오 윈플레이 등이 PC통신상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 회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따르면 19일 현재 50여개 정보제공업체(IP)가 PC통신망을 통해 MP3형태로 매일 수천 곡의 음악을 파일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이용자는 하루 평균 1만명꼴. 유성우홍보과장은 “금년 말에는 1백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나 영세한 업체도 많아 도산하는 회사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협회는 디지털 음악파일 판매에 따른 저작권사용료로 분기당 5천만원 이상의 수입을 얻고 있다.
음반제작업체가 직접 정보제공에 나서는 일도 생겨나고 있다. 올들어 인터넷을 통한 음악파일 판매에 나선 월드뮤직의 호기창이사는 “정보제공업체들이 음반 수요층을 잠식하고 있어 직접 음악파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현재는 적자이지만 앞으로 3년정도 있으면 어느정도 수지가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판매액은 한곡에 1천원.
▽디지털 저작권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음악유통구조가 형성되면서 디지털저작권 문제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현행 저작권법은 작사 작곡자의 권리(저작권)못지 않게 음반제작 혹은 연주자의 권리(저작인접권)도 보호한다. 그러나 MP3파일의 유통 구조를 보면 저작권은 보호되나 저작인접권은 대부분 무시되는 현실이다.
음악파일 시장의 ‘큰 손’인 골든넷 신인범사장은 “저작인접권 관련단체가 난립돼있어 현재로서는 권리를 인정해줄 만한 방안이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저작인접권 관련단체는 한국영상음반협회(음반제작자) 한국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연주자) 한국음악출판사협회(음악출판업자) 등 3개 단체. 저작인접권은 저작권과는 별개의 권리여서 별도 계약이 필요한데 수 백 수 천의 음반기획사나 연주자를 일일이 찾아내 계약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악용해 불법적으로 음악파일을 거래하는 업체도 상당수 있다. 이에 따라 문화관광부 저작권과는 저작인접권 보호를 위해 관련단체를 조속히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