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세이커스 특급용병 블런트(28·1m90).
그의 득점행진이 가히 폭발적이다. 올시즌 경기당 평균 31.8점. 그는 득점랭킹 1위를 달리며 일찌감치 용병MVP 자리를 예약했다.
블런트는 지난시즌 두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평균 25.4 득점을 기록, 신생팀 LG를 정규시즌 2위에 올려놓는데 일등공신이 됐다. 하지만 그는 용병 MVP자리를 현대 다이냇의 ‘탱크’ 맥도웰에게 빼앗겼다.
그가 지난해 MVP영광을 빼앗긴 것에 대해 두고두고 아쉬워했다는 게 LG 프런트의 전언. 그래서일까, 올시즌 블런트의 활약은 지난 시즌보다 유독 두드러진다.
그는 27일 현재 27경기를 치르는 동안 벌써 트리플 더블 두차례에다 5경기에서 40점 이상을 득점했다.
특히 16일 원주 나래블루버드전에서는 52점을 쏟아부어 올시즌 최다득점기록을 세웠다. 이는 프로원년 나래에서 뛰던 윌리포드(기아 엔터프라이즈)가 세운 54득점에 이어 통산 2위의 성적.
블런트의 활약은 득점에 한정돼 있지 않다. 어시스트도 경기당 5.2개를 기록, 이상민(현대)―강동희(기아)―주희정(삼성 썬더스) 등 ‘토종 포인트가드’의 뒤를 이어 4위를 달리고 있다.
올라운드 플레이어 블런트가 있기에 이충희감독이 특유의 수비농구를 마음껏 펼칠 수 있다.
블런트의 진정한 가치는 놀라운 체력에 있다. 올시즌 팀의 27경기 전체에 출장, 경기당 평균 39분14초를 뛰었다. 거의 풀타임을 뛰지만 지칠 줄 모른다. 24일 SK전에서는 감기몸살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도 40분 풀타임을 뛰어 팀 90득점의 절반이 넘는 48점을 올렸다.
‘몸에 좋다’는 프런트의 한마디에 쓰디쓴 한방음료도 벌꺽벌꺽 마셔버리는 블런트. 체력관리를 중시하는 이충희감독에게 그는 분명 ‘보물’임에 틀림없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