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의 상흔
아프리카는 지금 ‘전쟁의 대륙’이 됐다. 아프리카 내전은 오랜 독재로 인한 빈부격차와 종교차이 종족차이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대량학살과 기아, 난민양산이라는 비극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42개 국가중 20개 국가가 직간접으로 전쟁이나 분쟁에 관여돼 있다. 아프리카 대륙 역사상 가장 많은 나라들이 전쟁에 가담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 최빈국 50개국중 33개국이 이곳에 있다.
내전에 인근 국가가 가담하면서 독립국가로서의 주권도, 잔인하고 대량 살상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인권도 없는 대륙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 지역 6억인구중 2억2천5백여만명이 AIDS에 감염돼 있고 지난 10년동안 말라리아로 희생된 인구만도 3백만명이 넘는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94년부터 10억달러를 들여 7천명의 평화유지군을 이곳에 주둔시키고 있으나 상황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시에라리온 내전〓현재 가장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 인근 라이베리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반군인 혁명연합전선(RUF)이 지난해 11월 공격을 개시해 올해 6일 수도 프리타운을 장악하면서 격렬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나이지리아 가나 등 서아프리카평화유지군(ECOMOG)이 정부군을 지원하고 있다(상자기사 참조).
▽콩고민주공화국(옛 자이르)〓정부군과 반군이 번갈아 정권을 탈취하며 보복학살이 자행되고 있는 곳. 97년 5월 모보투 세세 세코 정권을 무너뜨리고 로랑 카빌라 대통령의 집권을 도왔던 투치족이 지난해 8월 반기를 들었다.
그러자 카빌라대통령를 지원하기 위해 앙골라 짐바브웨 나미비아 수단 차드 등 5개국이 군대를 파견하자 르완다와 부룬디도 반군을 지원하기 시작, 내전은 국제전으로 비화했다.
2차대전후 서방이 일방적으로 그은 국경선때문에 투치 후투족 등 2백여 종족의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있다.
▽앙골라내전〓20년간 내전이 계속되다가 94년 평화협정으로 휴전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3월 앙골라 정부군과 반군인 앙골라완전독립민족동맹(UNITA)간에 전투가 재개됐고 지난해 11월부터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반군은 북동부 다이아몬드 광산지역인 네가게 지역을 장악하고 수도 루안다 북쪽 유전지대인 소요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진격하자 정부군은 징집령을 내렸다. 유엔관리가 탑승한 비행기가 최근 두달동안 2대나 피격돼 추락하는 등 전쟁이 격화되자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은 3월말까지 유엔요원 1천명의 전면철수를 제안했다.
이밖에 남아프리카에서는 흑인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에리트레아도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