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로 예정된 한나라당 구미집회를 둘러싸고 이회창(李會昌)총재와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 사이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김전부총재는 자신의 지역구인 구미집회와 관련해 국회차원의 빅딜 시정노력을 거친 뒤 집회를 해도 늦지 않다며 집회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이총재는 김전부총재의 반대와 관계없이 30일 구미에 내려가 분위기를 조성한 뒤 다음날 집회를 강행할 방침이다.
28일 ‘영남보수신당’ 화두(話頭)를 던졌던 김전부총재는 당내외 반응이 신통치 않자 구미집회 때까지 지역구에 내려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 계획이다. 그는 대신 빅딜정책 시정을 위해 28일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을 만난데 이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의 면담신청을 해놓았다.
반면 이총재측은 김전부총재의 도움없이도 그의 ‘안방’에서 장외집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구미지역의 LG반도체와 대우전자 등의 빅딜로 지역정서가 격앙돼 있는데다 대구 경북출신 의원들이 집회 강행에 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총재측도 구미집회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전부총재가 신당 추진 시사 등 공공연히 반기를 들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이총재는 김전부총재에 대해 ‘당근과 채찍’전략을 병행할 계획이다. 김전부총재에게 협조를 계속 요청하되 김전부총재가 대구 경북의원들이나 비주류와 결합하는 것은 막겠다는 것이다.
이총재측은 특히 비주류와 대구 경북의원들이 김전부총재와 힘을 합쳐 ‘이회창 흔들기’를 시도할 경우 엄청난 부담이 될 것으로 보고 김전부총재를 ‘왕따’시키는 전략도 준비중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