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내각제개헌과 관련해 서로 상반된 발언을 한데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31일 일제히 “우리가 논평할 대상이 아니다”며 언급을 피했다.
국민회의의 한 핵심관계자는 “다만 내각제개헌 시기에 대해 대통령은 ‘상당히 얘기가 있었다’, 총리는 ‘시간을 갖고 합리적이고 생산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으니 이에 대한 집중적인 조율이 있다는 것 아니냐”고 짐작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두 사람의 얘기를 보면 일단 내각제 연내 개헌이 어렵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며 아전인수(我田引水)식으로 해석했다.
반면 자민련 이완구(李完九)대변인은 김대통령의 내각제 발언에 대해 “논평하는 것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면서 “솔직히 말해 대통령 말씀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민련은 김대통령이 내각제문제를 사적으로 얘기했다는 당지도부가 누구인지를 놓고 설왕설래했다.
박태준(朴泰俊)총재의 한 측근은 “대통령과 총재가 공식석상 이외에 따로 만난 적은 없다”면서 “아마 주례회동에서 많은 대화를 나눠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됐다는 뜻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송인수·윤영찬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