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보수신당’ 추진의사를 밝힌 한나라당 김윤환(金潤煥)전부총재가 30일 이한동(李漢東)고문과 단둘이 만나 향후 정국대처방안을 깊숙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전부총재는 31일 자신의 지역구인 구미에서 열린 대규모 장외집회 준비를 위해 이회창(李會昌)총재 등 당지도부가 30일 대구에 내려갔는데도 서울에 머물며 이고문을 만나 점심을 함께 했다. 김전부총재는 회동에서 이총재가 진보적인 초재선의원들에게 휘둘리면서 당의 정체성이 흐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수성향의 중진들이 힘을 모아 당을 바로잡아 나가자고 제안했다는 전언이다.
이에 대해 이고문도 이총재의 독단적 당운영의 문제점에 대해 공감을 표시하고 건전보수에 뿌리를 둔 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통해 당내 민주화를 실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두사람은 신당 추진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계출신이면서도 서로 경쟁해왔던 이고문과 김전부총재가 힘을 합칠 경우 민정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 의원들의 동요를 부채질해 한나라당 내분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고문과 김전부총재는 각기 서청원(徐淸源) 이세기(李世基) 강삼재(姜三載) 정창화(鄭昌和) 강재섭(姜在涉)의원 등 이총재체제에 불만을 품고 있는 의원들과 자주 회동하면서 세결집을 계속하고 있다.
비주류 중진의원들은 잇단 회동에서 ‘이회창체제로는 더이상 안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구체적인 대안을 둘러싸고는 의견통일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비주류는 특히 조기전당대회를 통해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요구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