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마음에 머물지 않고
마음은 몸에 깃들이지 않고
몸은 집에 거하지 않고
집은 항상 길 떠나니,
생각이 마음을 짊어지고
마음이 몸을 짊어지고
몸이 집을 짊어지고,
그러나 집 짊어진 몸으로
무릉도원 찾아 길 떠나니,
그 마음이 어떻게 천국을 찾을까.
무게 있는 것들만 데불고,
보이는 것들만 보면서,
시야에 빽빽한 그 형상들과
그것들의 빽빽한 중력 사이에서
어떻게 길 잃지 않고 허방에 빠지지 않고
귀향할 수 있을까.
제가 몸인 줄로만 아는 생각이
어떻게 제 출처였던
마음으로 귀향할 수 있을까.
―시집 ‘연인들’(문학동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