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소수민족인 티베트족 회족 몽골족 위그르족. 이들은 황허(黃河)에서 톈산(天山)산맥 사이, 중국의 절반 가까운 광활한 영토에 자치구를 이루고 살고 있지만 그 삶은 애환으로 가득차 있다. 소수민족인 까닭이다.
이 책은 이들 소수민족의 지난(至難)했던 역사와 삶에 관한 이야기다. 중앙아시아사 전공인 김호동 서울대교수가 현장답사 체험을 바탕으로, 소수민족의 역사와 현재의 삶을 기행 에세이 형식으로 엮어낸 것이다.
내용은 소수민족의 영광스러웠던 순간보다는 지치고 힘겨웠던, 그러면서도 민족혼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그들의 순결하고 종교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달라이 라마들이 겪었던 영욕의 역사를 통해 바라본 티베트족의 고난, 순교의 피를 통해 정신적으로 중국과 맞서온 회족의 몸부림, 한때 초원을 호령했던 몽골인들의 흥망성쇠, 민족 독립을 위해 끊임없이 개인을 희생해온 위구르족 등.
저자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승리자인 중국 한족(漢族)의 눈이 아니라 소수민족의 눈으로 역사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 책은 관련 역사를 함께 소개함으로써 중앙아시아사 개설서로서의 가치도 지니고 있다. 사계절. 9,000원.
〈이광표기자〉kplee@donga.com